창세기 11장은 성경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는 장면으로, 바벨탑 사건을 통해 인간의 죄와 교만,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과 심판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사건은 이후 구원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배경을 제공합니다. 바벨탑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교만과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구원의 큰 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인간의 교만과 자율성의 추구 (1-4절)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1절). 당시 모든 사람들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였고, 이를 통해 소통과 협력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은혜였습니다. 그러나 이 은혜는 곧 인간의 교만으로 변질됩니다. 2절에서 사람들은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하”게 되는데, 이들은 그곳에 정착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때 그들의 마음에는 하나님을 향한 순종이 아닌 자기 중심적인 욕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3-4절에서 그들의 계획이 드러납니다.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기 위해, 그리고 흩어지지 않기 위해 탑을 세우기로 합니다. 이 두 가지 목적은 인간의 교만을 잘 드러냅니다.
첫째, “우리의 이름을 내자”는 표현은 인간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드러내려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대신,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이것은 창세기 3장에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으면서 "하나님처럼 되려는" 교만한 욕망과 연결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해야 하지만, 이들은 그 질서를 뒤집고 스스로를 하나님과 동등한 위치에 놓으려 했습니다.
둘째,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는 말은 하나님께서 아담과 노아에게 주신 "땅에 충만하라"는 명령에 대한 정면 도전입니다. 하나님은 인류가 땅에 퍼져나가기를 원하셨지만, 그들은 하나의 장소에 모여 자신들만의 안전과 번영을 추구했습니다. 이로써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자신들의 계획과 자율성을 고집한 것입니다.
2. 하나님의 개입과 심판 (5-9절)
인간이 하늘에 닿는 탑을 세우려고 했을 때, 5절은 "여호와께서 사람들이 건설하는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고 묘사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시고, 그들의 교만을 좌시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인간이 아무리 높은 탑을 쌓아도, 하나님께서는 그 탑을 보시기 위해 ‘내려오셔야’ 할 만큼 그 탑은 하나님께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인간의 교만과 무력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6절에서 하나님은 그들이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며 서로 협력하여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십니다. 인간은 그들의 능력을 자랑하며, 하나님께 도전하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이 죄악된 목적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하십니다. 만약 그들의 계획이 계속된다면, 그들은 더 큰 죄에 빠지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더 큰 파멸로 이어질 것입니다.
7절에서 하나님은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언어를 혼잡하게 하신 이유는 그들의 협력과 교만을 무너뜨리기 위함입니다. 하나의 언어를 통해 그들은 죄를 더 쉽게 지을 수 있었지만, 이제 언어가 혼잡해짐으로 인해 서로 소통이 어려워졌고, 이는 그들의 협력도 중단되게 했습니다.
결국 8절에서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으므로 그들이 그 도시 건설하기를 그쳤더라"고 기록합니다. 인간은 자신들의 계획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려 했으나,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통해 그들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그 도시는 ‘바벨’이라고 불리게 되는데, 이는 ‘혼잡’을 의미하며, 하나님께서 인간의 언어를 혼잡하게 만드신 사건을 기억하게 합니다.
3. 바벨 사건의 의미와 교훈
바벨탑 사건은 여러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첫째, 인간의 교만은 언제나 하나님께 대항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인간이 스스로의 능력을 과신하고 하나님 없이 자신만의 계획을 세울 때, 그것은 결국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가기를 원하시며,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분을 의지할 때 참된 번영과 안전을 누릴 수 있음을 보여주십니다.
둘째,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계획보다 우선합니다. 인간은 바벨탑을 쌓아 하나의 장소에 모여 자율성을 추구하려 했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흩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권적인 계획을 나타내며, 그분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줍니다.
셋째, 바벨 사건은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의 기원을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언어를 혼잡하게 만드셨고, 그로 인해 인류는 여러 나라와 민족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다양성은 인간의 죄악에 대한 심판일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류를 다양한 모습으로 창조하셨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4. 바벨탑 사건과 신약의 복음적 의미
바벨탑 사건은 신약의 복음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바벨에서 언어가 혼잡해졌던 사건은 인간의 분열과 혼란을 상징하지만, 신약에서 성령이 임하신 오순절 사건(사도행전 2장)은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성령의 강림으로 인해 여러 언어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서로의 말을 알아듣게 되었고, 복음은 전 세계로 전파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바벨탑 사건에서 흩어진 인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다시 하나로 모이게 됩니다. 이처럼 바벨 사건은 하나님께서 죄에 대한 심판을 내리셨지만, 그분의 구원 계획 속에서 모든 민족과 나라가 다시 하나 되는 날을 바라보게 합니다. 예수님은 모든 언어, 민족, 백성이 그분 안에서 연합하게 하시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될 것입니다.
결론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은 인간의 교만과 자율성 추구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불러일으킨다는 경고를 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그분의 주권을 인정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또한 바벨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분열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지를 보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질 참된 연합을 소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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